독서후기

이문열/정진국 사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민음사, 2001(2012/11/12)

魚山/막걸리 2012. 11. 22. 22:56

<책 소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英雄, Our Twisted Hero)은 이문열의 소설이다. 정치, 권력 등의 주제를 초등학교 교실을 배경으로 다루고 있다. 1987년 이상 문학상을 수상했다. 1992년 영화로 제작되었으며 외국어로도 번역되었다.

 

1960년대 4·19 혁명 전후 시골 초등학교로 전학간 주인공 한병태는 독재자 엄석대의 권력에 저항한다.

그러나 학급이라는 집단 속에서 홀로 소외된 한병태는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저항하는 것을 포기한다.

하지만 의외로 엄석대는 한병태에게 특별대우를 해준다.

그러나 새 담임 선생님의 부임 이후 석대가 그때까지 부정행위로 전교 1등을 유지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석대의 비행이 속속들이 드러남으로 기존 질서가 무너지고 석대는 학교에서 쫓겨난다.

그 후 어른이 된 병태는 어느날 경찰에 붙들려 가는 엄석대를 보게 된다.

 

<작가 소개>

6·25전쟁 때 공산주의자인 아버지 원철(元喆)이 월북한 이후 어머니 조남현(曹南鉉)과 5남매가 경상북도 안동 등지를 돌아다니며 어렵게 살았다.

1965년 안동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방황하다가 검정고시를 거쳐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1970년 중퇴하고 사법고시에 전념했으나 실패, 1973년 결혼과 동시에 입대했다.

1977년 대구에 있는 〈매일신보〉 신춘문예에 〈나자레를 아십니까〉가 입선된 뒤,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새하곡 塞下曲〉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그해 〈사람의 아들〉(세계의 문학, 1979. 6)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어 〈황제를 위하여〉

(문예중앙, 1980. 9)·〈우리 기쁜 젊은 날〉(세계의 문학, 1981. 6)·〈금시조 金翅鳥〉(현대문학, 1981. 12)·〈익명의 섬〉

(세계의 문학, 1982. 3)·〈영웅시대〉(세계의 문학, 1982. 9~1984. 6)·〈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세계의 문학, 1987. 6)·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일요뉴스, 1987) 등의 문제작들을 발표했다.

1992년 현재까지의 그의 문학세계를 살펴보면, 첫째, 알레고리(allegory)적 관념소설들로, 〈사람의 아들〉·〈필론의 돼지〉·

〈칼레파 타 칼라〉 등을 들 수 있다.

이중 출세작 〈사람의 아들〉은 신의 아들 예수와 사람의 아들 아하스페르츠 사이에서 동요하는 민요섭과 끝까지 사람의 아들에 매달리는 조동팔의 갈등을 중심으로 절대자 앞에서의 인간의 자유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의 알레고리적 관념소설은 집단이나 조직의 폭력과 군중심리 앞에 선 개인의 자유와 열망을 잘 짜여진 구성으로 보여준다.

둘째, 근·현대사에서 찾은 소재를 바탕으로 능란한 이야기 솜씨를 발휘한 소설들로, 〈황제를 위하여〉·〈장려했느니, 우리 그

 낙일(落日)〉·〈우리가 행복해지기까지〉 등을 들 수 있다.

이 소설들에서는 한국역사를 '이념과잉'의 역사로 해석하고 그에 대한 풍자와 냉소를 바탕에 깔고 있다.

특히 전통문화에 대한 회귀욕망과 거부의지 사이의 섬세하고도 치열한 대결을 보여준 〈황제를 위하여〉는 폭넓은 상상력과

고전적인 문체가 두드러진다.

셋째, 앞선 작품보다 더 절실하고 진지한 작가적 고뇌를 그린 소설들로, 〈들소〉·〈금시조〉·〈시인〉 등 예술가를 그린 소설과 〈영웅시대〉·〈젊은날의 초상〉·〈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변경〉 등의 자전적 소설을 들 수 있다.

이중 〈영웅시대〉는 일제 말기부터 6·25전쟁이 끝난 1950년대 초반까지를 배경으로, 지은이의 영웅사관과 이데올로기적

허무주의를 드러내고 있다.

소설집으로 〈사람의 아들〉(1979)·〈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1980)·〈어둠의 그늘〉(1982)·〈레테의 연가〉(1983)·〈

구로 아리랑〉(1987)·〈변경〉(3권, 1989)·〈귀두산에는 낙타가 산다〉(1989) 등이 있다.

1990년 프랑스에서 〈금시조〉·〈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1982년 동인문학상, 1983년 대한민국문학상, 1987년 이상문학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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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님>

이문열의 성장소설인 젊은 날의 초상은 세가지 단편소설로 봐도 무방한 하구,우리 기쁜 젊은 날,그해 겨울의 세가지 제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성장소설답게 구성은 간단한 편이다. 어린시절의 알수 없는 방황을 그린 하구, 대학시절 이런저런 경험을 하며 방황을 하는 것을 그린 우리 기쁜 젊은 날, 삶의 진지함을 깨우치고자 멀리 떠나는 여행을 그린 그해 겨울..

 

젊은 날의 초상은 이문열의 자전소설이며 소설 자체가 이문열의 젊은 시절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극히 자전적이다.

 

아버지부재 상황에서 형하나 의지하고 얹혀살며 강진에 정착한 영훈은 형을 도와 허드렛일 하면서 대학입시를 위해 묵묵히 공부를 하는 상황이지만, 장티푸스에 걸려버리고, 어린 나이이지만 공부에만 몰두하기에는 일상이 그리 녹녹치 않은 것을 느끼면서 어렴풋이 인생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된다. 또한 같은 마을 사람들이 겉으로는 행복해 보이고 별탈없이 살아가는 것 처럼 보이지만, 뒤로는 수많은 비밀과 아픔을 간직한체 허망하면서도 불행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목도하게 된다.

 

그러다 결국 기쁜 젊은 날인 대학생 시절이 되어가며 삶의 호기심으로 이런저런 경험을 하다가, 김형이라는 대학 선배를 만나 문학동아리 생활을 하면서 나름 재밌는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게다가 영문과 여학생을 만나 풋풋한 사람의 감정도 느끼면서 말이다. 그렇지만 그런 낭만도 잠시뿐..김형이 갑작스레 죽고, 성장환경이 다른 같은 학우들과의 불화, 경제적 어려움등이 겹치면서 영훈은 대학을 떠나 광부가 되기로 결심하고 그해 겨울 교문을 나선다.

 

광부가 되고자 했으나 갱이 무너지며 광부가 죽어 나가는 것을 보고는 포기를 하고, 어부가 되기로 했으나 그마저 거절 당해서 , 결국 영훈은 술집겸 여관집에서 허듯렛 일을 하는 생활을 시작한다.

 

거기서 목도한 삶의 다양한 군상들..담배 검사일을 하는 공무원의 거만함과 거기에 갖은 아양을 떠는 담배경작자들,  세상의 모든것을 마치 다 아는양 떠벌이고 다니는 지방 신문기자, 술집여자들과 따라지 사장들 및 사채업자들..

 

죄다 목에 후까시만 잔뜩 들어가 있을뿐 도대체 말 조차 섞고 싶지 않은 군상들을 겪어 보며, 영훈은 삶의 무의미함과 덧없을 느끼고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 겨울 바다로 향한다.

 

술에 취해 겨울 바다를 바라보면서 커다랗게 출렁이는 파도를 보며 인생 또한 파도에 휩쓸리며 어쩔수 없이 정처없이 떠돌아 다녀야 하는게 숙명이고, 갈매기의 날개 짓 또한 마땅히 그래야 하고, 받은 잔은 마땅히 참고 비워야 한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가장 큰 절망이야 말로 가장 큰 순수하고 치열한 정열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으며 끝난다.

 

즉, 인간은 거대한 허무와 절망의 파도에 의지해 떠 있는 가엾은 존재일 뿐이지만 그 숙명을 마땅히 참고 받아 들여야 한다는 자각으로 끝나게 된다.

 

 

 

이 소설을 내가 한 열번도 더 읽있을 것이다. 특히 가장 큰 절망을 깨달아야 비로서 삶의 가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저자의 꼬드김(?)에 나 또한 좌충우돌 여러가지 해봤었다.

멀쩡히 다디던 학교를 잠시 휴학하고, 6개월가량 빌딩의 전기배관 시설 만드는 노가다를 하면서 생명의 위협및 육체의 고단함을 제대로 느껴도 봤고, 정처없이 강원도 해안선을 따라 고성이며 거진항, 강릉등을 추운 겨울날 여행하며 횟집에서 설거지등 허듯렛일을 하며 다양한 군상들을 체험해 봤고, 안동, 경주로 가서 한국인의 정체성은 뭘까 고민도 많이 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난 정말 순수했고, 어디를 가던 내가 가진 디써플린을 한번도 양보하지 않고,

별에별 꼬심에도 흔들리지 않았었다. 나 또한 정말 별에별 군상들을 접하면서 내 자아를 하나하나 만들어 나간거 같다. 때론 적극적으로 배우고 때론 반면교사로 배우고..

그때 느겼었던것은 사람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이고 악하다라는 것이다. 서로 배려하는거 같지만 결국은 도무지 이해관계가 없으면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남자에게 버림받고 애 하나 키우며 다 늙어 가는 술집여자 한명이 아직 기억에 남는다.

아마 내가 아는 가장 순수한 여자가 아닐까 한다. 내가 강릉의  술집에서 알바나 하며 지낼때 주인집 여자였는데,  기둥서방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맞아가며, 쌍욕 듣고, 진상 손님들에게 별에별 성희롱은 다 당해가며 정말 한없이 굴욕적으로 살아 갔지만, 늘 나나 다른 사람을 대할땐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낙천적이었다.

그러다 밤만 되면 홀 구석에서 남몰래 울고..늘 어린 딸 걱정에..

말하면 복잡하다. 한달정도 알바했었지만 돈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알바비 받는 날 바로 전날 부랴부랴 기차타고 도망쳤었지..뻔히 사정 아는데 몇푼도 안되었긴 했지만  알바비를 받기가 싫었었다..

그렇게 나또한 이문열이 던진 화두로 한동안 몸살을 앓고 이문열의 고뇌와 방황을 따라하기 바빴었었지..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참 고맙다. 그의 소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아이덴티를 가지고 존재하고 있으니..

오늘도 난 파도타기를 하고 있구나..이 멀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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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로망>은 한 편의 영화를 한 권의 책으로 옮겨놓은 것과 마찬가지다(p212)

<포토로망>은 글과 사진 이미지가 함께 어루러진 책을 이르는 말이다.

 

큰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 때에 읽은 책이니...

한 6여년 전이다.

포토로망이라는 책을 읽으니 많은 페이지가 금방 금방 넘겨진다는 잇점이 있다.

 

지금은 중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되었다고 하니...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영화가 있다면 찾아서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