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B. 카머너의 {원은 닫혀야 한다}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탁월한 환경문제 입문서이다---
70년대 초반에 나온 책이어서 이른바 전지구적 차원의 환경문제가 누락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책의 앞쪽 절반은 여러 유형의 환경문제들을 간단히 생태학적으로 분석하고 있고,
8,9장은 (미국에서) 2차대전 이후 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반생태적으로 정향되어 왔는지를 살피고 있으며,
뒤쪽 절반에서는 그러한 기술을 배태한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살피고 있다.
1. 환경문제에 대한 생태학적 분석 (제 1장에서 제 7장까지)
제 5장. 현대적 농업기술과 전통적 농업기술을 비교해 보면 단위면적당 소출량, 생산성(투하노동단위당 소출), 이윤율 모두에서
전자가 후자를 능가한다. 최근에 새로운 유기농법들이 개발되면서 격차가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은 전자가 우세하다.
그러나 전자는 경제학적 지표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문제들---환경문제라든지 에너지이용의 비효율성 등---을 가지고 있다.
제 6장 생태계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하여 양적인 변화가 질적인 급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 전형적인 예가
'부영양화'(eutrophication)라든지 2가철-3가철 변환에 의한 효과(109-110쪽) 등이다.
하수는 1차 처리에서 고형물을 걸러내고 2차 처리에서 유기물을 분해하는데, 여기서 분해산물인 인산염·질산염 등이 그대로 하천·호수에 유입되면 부영양화로 인한 심각한 문제(적조현상 등)를 야기할 수 있다. 3
차 처리를 거쳐야 유기물 분해산물도 걸러지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3차 처리가 일부 시행되고 있으나 일반화는 요원한 실정이다.
2. 환경문제와 사회구조 (제 8장에서 제 13장까지)
제 9장. 뒷부분의 논지를 이해하는 것이 극히 중요하다.
GNP의 양적 증가는 '인구'나 '풍요도'(1인당 경제재 소비량)의 증가에 기인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오염도'(단위 경제재당 오염물질 배출량)의 증가에 기인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파이가 커야 나눠먹을 것도 많다'라는 논리의 설득력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1인당 국민소득의 증가는 절대풍요도의 증가 없이도, 단위 경제재당 오염물질 배출량의 증가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적어도 저자의 지적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주로 이같은 방식으로 GNP의 증가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제 10장. 181쪽 윗부분의 언급을 통하여 저자는 (보수주의적)기술옹호론과 (신좌파의)대항과학론 모두가 지니고 있는
'기술결정론'적인 시각을 비판하고 있다.
그가 8,9장 등을 통하여 개진한 과학-기술론은, 과학이 기술의 '잠재력'(potential)의 일부를 제공할지언정,
기술의 내용은 주요하게 사회(체제)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과학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저자는 현존하는 '기술'을 비판하고 있을 뿐이며 반과학주의자는 아니다.
'과학-기술론'의 5-3에 소개된 '기술의 사회적 형성론'을 연상시킨다.
저자는 여기서 '환원주의'(reductionism)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흔히 환원주의(reductionism)는 다음 ①,②,③의 세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①요소분해주의. 전체와의 연관을 고려하지 않고 부분만을 따로 떼어내 고찰하는 방식; 혹은 전체를 부분(요소)의 단순한 합으로 보는 방식. {원은 닫혀야 한다}의 저자 B.카머너는 '전체의 부분으로의 환원'을 논하면서 이를 '환원주의'라고 한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이것의 반대말은 전체론(holism)이다.
②'현실'을 '이론'으로 추상화(abstraction)한다는 의미. 즉 과학이론(특히 고전역학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을 통해 현실을 파악한다는 의미. '신과학'(New Age Science)의 대표 격인 카프라는 환원 ①뿐만 아니라 환원 ②에도 반대한다.
그는 사물의 세계와 이론(언어)의 세계를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이것은 낭만주의적 세계관? 또는 르네상스적 에피스테메?---
환원①과 환원②를 구분하지 않는다.
그에 의하면 우리는 과학이론, 특히 고전역학을 사용하지 말고(또는 제한적으로만 믿고) 대신 '신과학' 및 '직관'에 의존해야 한다. 이에 대한 비판은 일단 알튀세르의 경험주의적 지식관에 대한 비판으로 충분하다.
③과학철학에서 사용되는 '이론 환원'의 의미. 과학철학에서는 '이론 A가 이론 B로 환원된다'
혹은 '이론 A에서 사용되는 용어 a(하나 혹은 여러 개)가 이론 B에서 사용되는 용어 b로 환원된다'는 식으로
'환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즉 과학철학에서의 환원은 철저하게 과학'이론'의 수준에서 적용되는 개념이다.
예컨대 생물학이 물리학으로 환원되는지의 문제나 혹은 멘델유전학이론이 분자유전학이론으로 환원되는지의 문제 등이 관심의 대상이 된다.
과학철학계에서 반환원주의자는 "환원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할 이유는 없겠지만, 과학이 실제로 그렇게 발전해오지 않았으며
실제로 환원주의는 과학활동에 대한 정확한 설명도, 과학활동의 규범도 제시하지 못한다"는 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편다.
제 11장.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인구폭발-환경오염 문제가 다루어진다.
제 9장 뒤쪽에서 저자는 '오염=인구×절대풍요도×단위경제재(생산)당 오염물질배출량'이라는 도식을 통해
미국의 경우 오염증가의 주범이 인구증가나 절대풍요도 증대가 아닌 단위경제재(생산)당 오염물질배출량의 증가라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이것은 개발도상국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인구증가나 절대풍요도의 증대도 오염 증가의 큰 몫을 차지한다.
따라서 여기서 저자가 주장하는 바가 실현되려면, 환경문제를 야기시키지 않는(또는 문제의 정도가 충분히 낮은)
경제발전방식(기술발전방식)이 개발되어야 한다.
제 12장. 저자는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사회주의가 '무한성장'을 허용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아울러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회주의국가에서의 기술발전방향과 자본주의국가(저자는 자본주의 대신 '사기업 체제'라는
용어를 사용한다)의 기술발전방향이 비슷하며 따라서 환경문제의 양상도 비슷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이(원저) 71년에 나온 것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통찰이라고 볼 수 있다.
===========
몇 달에 걸쳐서 책을 읽었다.
그러다 보니 이해력도 떨어지고 원래 가지고 있는 상식 부족으로 더더욱 더디게 가면서 읽었다.
이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니 남은 것은 하나도 없이 물이 주루룩 빠져버리는 것처럼 허전하기만 하다.
그러면서 아는게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역자는 이 책은 인간이 자신의 기술을 가지고 만들었고 인간사회를 파괴하려고 위협하는 환경재난의 본질,
원인을 규명하고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한 강력한 발언이다.
다른 생태학 책들은 무엇이 어떻게 일어났는가에 관심을 가져 왔으나, 이 책은 그것이 왜 일어났는가를 파고 든다.
우선 모든 생명과 인간 환경을 지지하는 생태권의 본질이 밝혀지고 대기오염, 토양오염, 수질오염, 유전오염의
사례들이 소개된 다음 그 원인들이 파헤쳐 진다(p 300)
'독서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사마천지음/김진역편역, <사기-2>, 서해문집, 1999, 342쪽 (2013/8/21/수) (0) | 2013.08.21 |
|---|---|
| 이외수, <들개>, 동문선, 1993, p284 (2013/8/21/수) (0) | 2013.08.21 |
| 박영규, <한 권으로 읽는 신라왕조실록>, 웅진, 2006(2013/8/12/월) (0) | 2013.08.13 |
| 배일도, <승자와 패자>, 리드리드출판, 2007(2013/8/7/수) (0) | 2013.08.08 |
| 이지훈, <혼창통>, 샘앤파커스, 2010(2013/8/5/월) (0) | 2013.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