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후기

브루스 커밍스/김주환역, <한국전쟁의 기원 -하>, 청사, 1986(2012/10/25)

魚山/막걸리 2012. 10. 26. 09:20

한국전쟁의 기원이기에 전쟁 동안의 내용이 아니라 해방 이후부터 전쟁 발발 전까지의

상황을 여러각도에서 고찰한 역작이라고 7080년에는 필독서였다.

그러나 실제로 마지막까지 읽어본 사람은 몇이나 될까?

완벽히 이해한다는 전제가 아니라 본인이 완독했다는 사실....

나도 논어라는 책과 같이 읽히 들어서 알고는 있는데

아직까지 읽은 적이 없었던 책을 구하게 되어

이번에야 말로 꼭 읽어보자고 하는데에는

<한국민중사-2/풀빛>에서 해방과 분단이라는 부분을 읽고서였다.

아직도 읽고 있지만...

누렇게 변색된 책이 오래된 책임을 알려주고.... 

 

우리나라의 현대 역사를 미국사람의 시각에서 쓴 내용이라서인지 아니면 모르는 내용이 있어서 인지 새롭게 읽었다.

발간된 지 30여년이 되어서 읽어도 다시 새롭다.

 특히 인공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만 했지 그 실상에 대해서는 아는게 적었는데

이 책에서는 지방 인민위원회를 상당한 분량으로 상세한 내용을 담았다.

각 지방별 인민위원회의 성격을 인구변동에 따라서 보는 면이 특이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특히 전라남도에 대해서는 더더욱 관심이 갔다.

막연히 인공시대의 폭력성에만 크게 알려진 내용보다는

인민위원회를 철저히 무력화시키려 했던 미군정과 한민당관련 사람들의 그 교묘한 무지비성....

 

많은 부분에서 공감과 함께 아쉬운 탄식으로 책을 읽었다.

가정이 들어설 자리가 없지만 ......이러했더라면????하는 생각들을 수없이 해보았다.

 

이제 년말이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빅3의 매일매일 뉴스에서

공약 내용을 읽어보고 선택해야 하는데...

꼭 해방정국처럼 우후죽순격으로 내용을 파악하기 보다는

~하더라는 선동(?)에 따라서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것은 아닌지?

지금 이런 중요한 선택에 앞서서 나는 어디에다가 시간을 써야하는지?

 

만원짜리 책을 살려고 해도 뒤적뒤적하면서

광고 내용들을 살피면서 망설이는데...

향후 5년 국가의 진로를 결정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마당에

내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닌가?

 

천천히 생각을 정리해봐야겠다.

 

상당히 집중을 하여 단기간에 재미있는 무협소설을 읽는 것처럼

이야기에 집중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한 몇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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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은 귀절>

- 다국적 신탁통치 혹은 국제주의적 노선 VS. 사실상의 봉쇄정책 혹은 민족주의 노선(p15)

 

- 이승만과 마찬가지로 하지의 한국문제에 대한 처방책은 분단지향적이었으며 국제주의적 해결책에는 희망을 두지 않는 민족주의

   노선이었다(p41)

 

- 남한의 토착 좌익세력을 자발적이고 고아범위한 지지를 받는 혁명세력으로서가 아니라 소련의 지배도구로 규정했다(p59)

 

- 인민위원회는 한국정치행태로서는 보기 드물게 지방에 뿌리를 둔 참여적인 정치조직이었다(p103)

 

- 전남농민들은 공산주의 선동가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토지문제, 미곡수집의 불공평, 그리고 지주, 정부관리, 경찰의 야합에

   대한 깊은 분노때문에 봉기했음을 들 수 있다.(p228)

 

- 북한에서는 사회를 변혁하고자 하는 강력한 국가가 형성되어 사회에 대한 우위를 확보했다.

   반대로 남한에서는 강력한 중앙관료기구가 기존의 사회적 지배를 보존하고 영속화시키는 도구로 이용되었다(p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