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들개>, 동문선, 1993, p284 (2013/8/21/수)
<저자 소개>
독특한 상상력, 기발한 언어유희로 사라져가는 감성을 되찾아주는 작가 이외수.
특유의 괴벽으로 바보 같은 천재, 광인 같은 기인으로 명명되며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문학의 세계를 구축해 온 예술가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아름다움의 추구이며,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바로 예술의 힘임을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1946년 경남 함양군에서 태어났고, 춘천교대를 자퇴한 후 홀로 문학의 길을 걸어왔다.
1972년 '강원일보'신춘문예에 단편 '견습 어린이들', 1975년 '세대'지에 중편 '훈장'으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시작한 글쓰기가 벌써 30년을 바라보고 있다.
출간한지 20년이 넘는 첫 장편소설 '꿈꾸는 식물'에서부터 근작 '날다 타조'에 이르기까지 그의 모든 소설은 40-50만 부가 넘는
베스트셀러이자 스태디셀러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 문단에서 보기 드문 작가다.
문학과 독자의 힘을 믿는 그에게서 탄생된 소설, 시, 우화, 에세이는 해를 거듭할수록 열광적인 '외수 마니아(oisoo mania)'들을
증가시키고 있다.
현재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감성마을에 칩거, 오늘도 원고지 고랑마다 감성의 씨앗을 파종하기 위해 불면의 밤을 지새고 있다.
<책 소개>
이외수 장편소설『들개』.
다섯 개의 코드로 나누어지는 <이외수 오감소설> 중 '야성'에 해당되는 작품이다.
이외수는 독특한 상상력과 기발한 언어유희로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이다.
이 소설에서는 들개 그림에 영혼을 바친 한 남자와 그 그림에서 삶의 이유를 얻은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쓰러져가는 건물 속에 숨어 사는, 세상과 타협하지 못하는 여자 대학생과 문명과 대립하는 화가 지망생.
그들은 아흔아홉 마리의 들개 그림을 완성시키려 하는데...
냉정한 현실 속에서 진정한 예술을 꿈꾸는 그들의 처절한 삶과,
극한 상황으로 자신을 내몰아가며 쌓아올리는 예술이 펼쳐진다.
<이데일리 뉴스-2012.10>
작가 이외수의 소설 ‘들개’가 무용극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무용단 ‘팩토리 1+1+1’은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 초청작 자격으로 10월 2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책 읽어주는 팩토리-이외수의 들개’를 무대에 올린다.
무용단은 이번 공연에 대해 ‘몸으로 읽는 책, 마음으로 보는 춤’이란 부제를 붙였다.
‘들개’는 이외수가 첫 장편 ‘꿈꾸는 식물’ 이후 1981년 발표한 두 번째 장편이다.
자유롭고 야성적인 들개를 그리려는 화가지망생 남자 주인공과 세상에 저항하며 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여자주인공이
1년간 쓰러져가는 폐교 교실에서 함께 살아가며 예술의 완성과 인생의 의미를 묻는 작품이다.
남자 주인공은 마지막 역작을 완성하기 위해 자신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다 끝내 야생의 들개처럼 변하고
여자 주인공은 글을 쓰지 못한 채 자괴감에 빠져 사랑마저 부정한다.
소설은 이외수의 30대 초반 열정과 고뇌가 섬세하게 담긴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무를 맡은 손영민은 “‘들개’는 1970년대 당시 춥고 배고픈 젊은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며
“그때 젊은이들의 모습과 지금의 젊은이들 모습이 결코 다르지 않아 공연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무용극이지만 소설 속 글귀를 발췌해 대사로 만들어 연극적인 요소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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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라는 작가의 책을 읽기 위해 시도했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났는데...
이번 <들개>라는 소설은 참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빨려들어가듯이 읽어냈다.
과거에 다 읽지 못했던 이외수 작가의 책들을 다시 한 번 읽어보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이 소설에서 이외수는 아무것에도 속박되지 않는 야서으이 세계와 절대고독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p 271, 이광훈 문학평론가>
소설은 어디까지나 언어와의 치열한 투쟁 끝에 얻어낸 자기만의 실로써, 자기만의 무늬를 놓아 비단을 짜고 그것을
정교하게 바느질 해서 내놓는 것이어야 한다고 그는 생각한다(p273)
이외수가 추구하고 있는 삶의 형이상학은 1. 창조의 세계요 2. 속박없는 본연의 삶이다(p276, 조동민 문학평론가)
나는 소설이 단순히 스토리 때문에 읽히워지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해 왔다.
그것은 언어의 동작들이 가지는 아름다움 때문에 읽히워지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해 왔다.(p281. 이외수)
요즈음 날씨가 너무 더워서 저녁에 깊은 잠을 못자고 자주 깨어 머리가 멍멍하던 차에
이번 <둘개>라는 책에 몰입하고 나니 피곤함이 가시는 느낌이 들었다.
<기억하고 싶은 귀절>
- 바람에 멱살을 잡혀 길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소리(p10)
- 바람이 끊임없이 고아목 나부끼는 소리로 푸드덕거리고...(p12)
- 짚단 타는 듯한 잡음과 함께 허공을 배회하고 있었고...(p15)
- 의식이 구정물처럼 흐려 있었다(p31)
- 남자들이란 여자가 조금만 친절을 베풀어 주어도 그 여자가 마치 자기 마누라라도 되어버린 듯이 만만하게 대하려는
속성이 있는 것이다(p39)
- 시간조차 습기에 젖어 눅눅하게 가라앉아 있었다(p48)
- 요즘 남자들은 대개 가슴이 없어요. 두뇌만 있어요(p61)
- 원래 산 석에서는 산이 보이지 않는 법이다(p93)
- 예술가는 작품이라는 진주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라도 자기 자신의 생활에 상처를 내는 사람들입니다(p97)
- 사람들은 모두 오래 전에 저 달 속으로 이사를 가 버리고 텅 빈 지구 위엔 우리 둘만 남아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p104)
- 닫혀있는 내 가슴을 부수고 들어와 차다찬 얼음을 녹여 줄 남자는 보이지 않았다(p106)
- 임박해 오는 열차 시간에 쫒기는 여자처럼....(p185)
- 태어날 때부터 화가 나 있는 것이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는 듯한 표정...(p198)
-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은 시적인 사고방식보다는 과학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더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p209)
- 인간은 결국 완전한 혼자가 되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에 불과하거든(p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