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후기

샤를르 롱삭, 정미애역, <사랑은 스스로 지치지 않는다>, 1996(2013/1/24/목)

魚山/막걸리 2013. 4. 18. 08:41

<책 소개>

사랑의 본보기를 말할 때 샤를르와 마르뜨의 이야기를 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자살을 두 번이나 시도할 만큼 노인성 치매(육체적 정신적 기능을 상실한 상태)에 시달리고 있는 아내 마르뜨의 투병생활을

사랑으로 지켜보는 샤를르, 나이들어 병든 아내로서 보다 임종의 그 순간 까지 철저하게 아내의 열렬한 연인이 되어 준다.

 행복했던 순간 순간들을 추억하며 위리에서의 주말여행, 트와락의 꽃구경, 여든 여섯번째의 생일축하, 금혼잔치...
인간이기에 죽음 앞에서까지 존엄성을 잃지 않고 죽음을 택하기를 원했던 마르뜨,

8년간의 밀월 여행 동안(?) 서로가 사랑하고 있다는 그 사실 자체를 참으로 사랑했던 샤를르와 마르뜨의 승리한 사랑이

너무도 아름답게 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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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요즘 들어 아버님이 돌아가신 뒤에 어머님 걱정이 "잘 죽는 것"이라고 말씀 하시곤 하신다.

그럴때마다 더 자주 어머님을 찾아뵙거나 연락을 드려야 하는데...

거의 매일 전화를 드리는 편이지만

대화 내용은 뻔(?)한 내용이다.

 

"그래 넌 저녁은 먹었니?"

"예, 어머니는요?"

"먹었다!"

" 오늘은 차갑던데, 집에 계셨어요?"

" 동네 친구와 운동하러 운동장에 다녀왔다"

"예~, TV와 친구하세요?"

"응....그냥 틀어 놓았다?"

"그럼 쉬세요..." 

 

어떨 때에는 너무나 뻔한 얘기라 전화를 드리지 않고 넘어갈 때도 있지만...

이런 대화를 아버님과 할 때에는 지루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어머님과 하는 대화는 지루하다.

아버님은 꼭 의외의 한 마디를 하셨는데...

예를 들어 "너는 왜 돈을 안보내니?"라든가

"이번 주는 집에 올거지?"라든가....

 

끔찍하게 사랑을 나이가 듬에 따라서 더욱 절실하게 사랑을 표현하고 느끼고 있는 순애보 사랑을 느낀 그런 어제였다.

만약 이 책을 출간년도인 96년에 읽었더라면 전혀 공감도 없었을 텐데...

그 때 내 나이가 40도 못되었기 때문에 이런 깊은 경륜에서 나오는 얘기를 전혀 공감하지 못했으리라.

 

아버님도 12년에 돌아가시고 어머니만 남아 계신 요즈음...

어머님의 그 심심한 일상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어머님 성격상 조용하신 것을 좋아하기에

어쩌면 아버님 병 간호도 이제 마치셨기에 홀가분하게 느끼시지나 않을까?

 

형제들과 한달에 2번 주말에 만나기로 했는데

앞으로는 1번 모두 모이고 나머지 주일에는 돌아가면서 본가를 방문하자고 해야겠다.

대가족제도가 아니라 겨울의 긴 저녁시간에 누구하고 말할 상대도 앖이

티브이만 보고 계신다고 하니...

얼마나 적적하실까? 

 

13년도에는 보다 친근한 관계를 가지도록 형제들과 상의해서

하나하나씩 실천을 하는 그런 한 해가 되도록 해야겠다.

 

<기억하고 싶은 귀절>

- ADMD : 인간의 존엄성을 간직한 채 죽음을 택할 수 있는 개인의 권리를 옹호하는 협회(p20